처음 이 부트캠프에 지원했을 때는 ‘내가 정말 PM으로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오래 일했지만, 점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헷갈릴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방향을 다시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이 과정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트캠프의 시작은 낯선 개념과 용어들로 가득했습니다. 애자일, 스프린트, MVP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지 않았고, 처음엔 질문조차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점점 마음이 잘 맞는 팀원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기획’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익숙해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프로젝트 중심의 커리큘럼, 가장 많이 배운 순간들
이 과정을 통해 실무에서 겪을 법한 흐름을 직접 체험하며 기획이란 게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아보자면:
- 사용자 인터뷰를 직접 기획하고 질문지를 구성한 경험
- 기능을 설계하며 우선순위와 리소스의 균형을 고민했던 과정
- 디자이너, 개발자와 협업하며 전체 흐름을 조율하려 애썼던 순간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PM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저만의 감각이 조금씩 생긴 것 같습니다.
확실히 문서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익힌 시간이 훨씬 오래 남는 것 같아요.
함께해서 더 좋았던 시간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좋은 팀원들을 만난 건 제게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각자의 배경도, 관심사도 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해보자’는 의지가 있었기에 매번 회의 분위기부터가 참 긍정적이었어요. 덕분에 주어진 과제를 의무적으로 해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매 순간 더 나은 방향이 뭘까 고민하게 되는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멘토님들과의 피드백 시간도 매우 유익했습니다. 단순히 잘한 점을 칭찬하기보다는, 구체적인 개선 포인트를 짚어주셨고, 기획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방향성을 계속해서 제시해주셨어요. 그 과정을 거치며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 서비스가 정말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놓지 않게 되었고, 이 고민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기획이 깊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는 단지 기능이나 구조를 기획하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각자의 언어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큰 배움이었습니다.
내가 달라진 점
일단 이전에는 ‘좋은 아이디어 = 좋은 기획’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무엇을 왜 해결하는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기획의 본질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당장의 창의성보다 문제를 얼마나 잘 정의하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리더십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된 시간
마지막 프로젝트에서는 PL 역할도 함께 맡았는데, 사회생활에서 해봤던 리더 역할과는 성격이 꽤 달랐습니다. 예전엔 일정 조율이나 업무 분담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프로젝트 방향성을 끌고 가는 역할이었어요. 팀의 논의를 설계하고, 흐름을 만들며 의견을 이끄는 과정에서 ‘지금 이 판단이 맞는 걸까?’, ‘이 타이밍에 내가 나서야 할까?’ 같은 고민을 자주 하게 됐습니다.
확신 없는 상태에서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많았고, 의견을 전달할 때도 조심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리더십이라는 건 단순히 팀을 이끄는 게 아니라, 감정과 상황의 균형을 계속 맞추는 일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습니다. 그 속에서 의사결정자의 불안감을 처음으로 제대로 경험해보기도 했고요.
뿐만 아니라 저는 부트캠프 전체 리더 역할도 함께 맡았습니다. 수강생분들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고, 일정, 커뮤니케이션까지 챙기다 보니 어느새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 이어졌어요. 특히 인원이 많다 보니 어디까지 챙겨야 할지 판단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은 빠르게 파악하려고 애썼고, 부족한 점은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균형 있게 대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리더십이란 결국 사람과 상황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란 걸 배웠습니다. 프로젝트의 방향을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이 되어주는 일 또한 PM의 중요한 역할이더라고요.
아쉬움과 앞으로의 방향
아쉬운 점도 물론 남아 있습니다. 데이터를 조금 더 깊이 다뤄보지 못했던 점, 작업물들을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지 못한 점이 마음에 남아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아쉬움이 있었기에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기준도 함께 생겼습니다.
이제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이 6개월간의 경험이 제게 큰 자산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기획이라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제 마음이 분명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거든요. 앞으로의 길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지금의 저라면 어디든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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